Sacrifice.2010.CHINESE.1080p.BluRay.H264.AAC-VXT-[Original]

sub2smi by  Michael Archangel

 

천하영웅

 

출정이다!

 

또야!

 

또 전쟁인가 보군

 

이번엔 누가 군을
통솔하는 줄 아나?

 

도안 대인이겠지

 

아니
조삭 장군일세

 

조삭 장군의 부인을
진맥할 때 직접 들었지

 

미인일세

 

절세미인이야

 

자네가 장희 부인
진맥을 해?

 

허풍은!

 

진짜야

 

만삭인 것 못 봤나?

 

어의가 출산 날을 몰라
날 불렀지

 

저리 마차를 타면
태아가 상할 텐데

 

병 나으면
내가 한턱 낸댔으니

 

한잔 하러 가세나

 

아내 출산이 코앞이라
가봐야 해

 

애 낳고
내가 사지

 

담에 보세

 

상국 조순!

 

조삭 장군!

 

장희 부인!

 

누이도 왔네요

 

왕가의 딸이 조씨 가문의
아이를 낳는군요

 

난 외숙이 되고

 

자신은 상국이 되어
그 아들은 또 출정할 테고

 

돌아오면 영웅이 되겠죠

 

부럽지 않습니까?

 

난 이리도 부러운데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누이를 대인께
시집보내는 건데

 

그럼 과인이 오늘
대인을 부러워했겠죠

 

출정할 거면
조용히 할 것이지

 

산달이 다가오는 아내를

 

저렇게 마차에 태워
과시를 해야겠어요?

 

만삭의 여인이

 

전장에 나가는
낭군을 배웅한다

 

누가 감동하지 않겠나

 

게다가 그 여인이
국왕의 누이니

 

천하가 조가의 것이라
떠벌리고 싶은 게지

 

자형! 어서 오세요!

 

이제 알겠습니다

 

누이가 절 생각하는 건

 

자형에 비하면
새 발의 피였군요

 

그게 출정을 나가는 장수에게
하실 말씀이시랍니까?

 

다들 출정을 나갈 분은
대인이라고 말하죠

 

사실 장희 부인과도
꽤 잘 어울리시고요

 

아부인가?

 

다들 내 공은
까마득히 잊었지

 

만찬을 준비해 놓을 테니
꼭 이기고 오세요

 

제가 술을 준비하죠

 

상국께서요?

 

- 도안 대인!
- 네

 

조 장군이 승리하면
뭘 선물할 겁니까

 

곧 아버지가 된다니
축하하오

 

부인

 

부인께서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인이십니다

 

첫 출정에서 승리할 줄
누가 알았겠나

 

그건 원치
않으시잖습니까

 

왜 아직인가?

 

아뢰옵니다

 

조 장군의 마차가
성에 진입하자마자

 

백성의 환호에 제시간에
당도하지 못할 듯합니다

 

하여 상국께서

 

폐하께서 건너오심이
어떤지 여쭈셨습니다

 

안 가!
가서 전하라

 

과인이 올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또 과인이 줄 선물이
있다 하여라

 

폐하, 도착했습니다

 

- 나가보겠습니다
- 그러세요

 

자객이다!
대인을 보호하라!

 

대열을 정비하라!

 

받아

 

전장에서 승리했다니
축하하오

 

이게 내 아들에게 주는
선물인가?

 

다행히도 제 말의
눈에 맞았지 뭡니까

 

뭔가 오해가
있는 듯합니다

 

도안 대인이
고의로 그랬겠습니까

 

어서 사죄 안 하고
뭐합니까

 

사죄드립니다

 

뭐 그게 대수라고요

 

폐하께서 보고 배우실까
그게 걱정이죠

 

네 말이니
알아서 하렴

 

천하의 조순도
대인처럼은 못했을 겁니다

 

제가 벌을 받아야죠

 

몸에 부적용
문신을 새길 때

 

주사와 소의 피를
사용하잖습니까

 

이놈이 그 냄새에
환장을 합니다

 

다른 더 좋은
방법은 없나?

 

죄를 전가하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답니까?

 

내 어떻게 감사해야겠나?

 

조씨 가문 300여 명의
목숨입니다

 

잘 생각해 보십시오

 

사십 줄에
아들을 낳다니

 

이해가 안 되지?

 

일찍 나올 놈이면
진작에 나왔겠지

 

지금 나온 건
다 자기 팔자 아니겠나

 

비방이 있으면
좀 알려주게

 

그런 게 어딨나!

 

다 자기 팔자지

 

아내가 아들을 못 낳을까 봐
두렵다고 하기에

 

분명 사내놈일 거라 했어

 

정확히 맞았지?

 

다시 낳아도
사내놈일 걸

 

그게 비방일세

 

아내가 부르는군

 

세 가지가 있어요

 

말해봐

 

붕어탕을 좀 마셔야겠어요

 

그것쯤이야

 

 

아이 이름이라고 지은 게
하나같이 맘에 안 들어요

 

그래?

 

다 맘에 안 든다...

 

그럼 다시 생각해보지

 

그리고...

 

축하 달걀은
그만 돌려요

 

당신 아들 낳은 거
세상 사람이 다 알아요

 

어?

 

부인께서도
날이 다가온 것 같군

 

난 이제껏 여자를
죽인 적이 없네

 

허나 조가의 아이를 가진
여자라면요

 

난 장희를
죽이지 않을 걸세

 

그럼 부인의
뱃속에 있는 아이는...

 

어떻게 하실 겁니까?

 

조순!

 

이 자리는 당신 아들의
공로를 치하하는 자리요

 

자, 무슨 술을
가져오셨습니까?

 

오색사직 주이옵니다

 

백성의 간절한
마음이 들어있사오니

 

드시고 난 후

 

폐하께서 자신을 일깨워

 

현명한 군주가
되실 줄 아뢰옵니다

 

기껏해야
술 마시는 건데

 

너무 멀리 나가셨네요

 

안 마시면

 

과인이 백성을
돌보지 않는다는 얘기고

 

마시면 무지하여
돌보지 않는다는 얘기니

 

도대체 마시라는 거요
말라는 거요

 

안 마시겠어요

 

- 그럼 드시지 마십시오
- 드셔야 합니다

 

소인 역시 폐하께 드릴
선물이 있사옵니다

 

이 역시 폐하께서
현명한 군주가 되시도록

 

일깨워 드리는 것입니다

 

오늘 두 분이
합세라도 하셨답니까?

 

뭘 가져오셨습니까?

 

서역의 신렵입니다

 

신렵이요?

 

그래 봤자
개 한 마리겠죠

 

맞습니다
한 마리 개입니다

 

뭐가 좋은가요?

 

충신과 간신을 구별합니다

 

폐하

 

조정이 크긴 하나

 

짐승을 들일 순 없습니다

 

이렇게 넓은 곳에

 

짐승 한 마리
들일 수 없다니요

 

데려와 보세요

 

영물이군

 

너무 개의치 마십시오

 

한낱 짐승이잖습니까

 

경솔하구나

 

한낱 짐승을 상대하면서
칼을 뽑다니

 

어서 내보내게

 

데리고 가거라

 

폐하, 경하드리옵니다

 

장희 부인께서
출산하셨다 하옵니다

 

내가 외숙이 됐군요

 

아들인가, 딸인가?

 

아들이옵니다

 

자형, 얼른 가보세요

 

장군, 축하드리오

 

마침내 아버지가 되셨군요

 

대인의 아들도
살아있었으면

 

지금쯤 손주를 보셨겠죠

 

축배를 듭시다!

 

과인은 홍색을 택하겠소

 

그리고...

 

축하 달걀을 그만 돌리라고
한 소리 들었습죠

 

아내가 왜 그런 말을
했을까요?

 

그런 게 아니겠는가?

 

어쨌든 남편이
유명한 의원이니

 

매사에 신중하라고
그런 거겠지

 

설마요

 

달걀이 아까워서
그랬을 겁니다

 

조삭을 잡아라!

 

첫 잔을 올려라

 

폐하의 술은 누구든
재차 건드릴 수 없다

 

술에 독이 있다

 

폐하!

 

폐하!

 

네?
말씀해 보세요

 

조순을 죽이고
조씨 가문을 멸하라!

 

대인!

 

받으세요!

 

다들 덤벼라!

 

- 도망가!
- 어서 가세요!

 

아내가 부인께서 아들
이름을 지어주셨음 합니다

 

당분간 몸조심하십시오

 

귀인은 늦게 나온다죠

 

제 아들놈은 때가
되기도 전에 나왔으니

 

천한 팔자죠

 

자네 성이 '정'이니

 

'정발'이 어떤가?

 

정발

 

앞날이 창창하라는
뜻일세

 

감사합니다, 부인

 

조순을 잡아라!

 

어서 도망가십시오!

 

어서요!

 

거기 서!

 

바퀴가 빠졌다!

 

부인
상국께서 살해당하셨습니다

 

조가 사람들은?

 

부인!

 

부인!

 

사방이 병사들입니다

 

걱정 말게

 

내가 자네와
함께 가겠네

 

대인!

 

대인!

 

대인!

 

아직 살아계십니다

 

네?
뭐라고요?

 

애는 낳았소?

 

이제 곧요

 

얼른 도망가시오

 

어서...

 

정신 차려요

 

어서요!

 

이보게

 

내 아이 좀 받아주게

 

조씨 가문의 족보입니다
보시죠

 

공손 대인 댁을
아는가?

 

압니다

 

잘됐네
날 좀 도와주게

 

비밀 통로로 나가서
아이를 그곳에 맡겨주게

 

직접 가시면 되잖습니까

 

제가 모시겠습니다

 

아이를 살리려면
난 갈 수가 없네

 

서두르게

 

행여 무슨
변고라도 생기면요

 

한궐
부인께 문안드리옵니다

 

방금 진맥을 했는데

 

애가 나오려면
며칠 있어야 한다는군

 

자넨 이만 가보게

 

이보게!

 

약 상자를 빠트렸네

 

비밀 통로로 가게

 

제가 안내하죠

 

아이를 데리고선
절대 나갈 수 없네

 

자네만 막지 않는다면
나갈 수 있지

 

길은 막지 않겠으나
아이는 넘겨주시죠

 

아이를 데려오라는
명을 받았습니다

 

정영, 잘 듣게나

 

이 아이가 자라면

 

자신의 부모가 누군지

 

원수가 누구인지
모르게 하게

 

복수 같은 건 모르고

 

평범한 백성으로
살게 해주게나

 

계속 따라오시면
아이를 죽이겠습니다

 

아이를 부인의 품으로
돌려보내고 싶으나

 

그 순간 저 역시
죽음을 면치 못합니다

 

장군

 

내가 이렇게
배부른 채로 죽으면

 

도안고에게
전하면 되지 않는가

 

자네가 당도했을 때
아이는 어미 뱃속에서

 

어미와 함께
죽었다고 말일세

 

설령 도안고가
알았다고 한들

 

내가 자네를 속인 거니
자네 탓이 아니잖은가

 

조씨 가문의 유일한 핏줄을
살려주게

 

정영

 

이 아이는
자네가 맡아주게

 

부인!

 

도착했을 당시
이미 죽은 상태였습니다

 

아이는 태어나기 전이고요

 

어리석은 놈

 

두 오누이의 장례를
성대하게 치러주거라

 

성문을 폐쇄하라

 

누구든 성 밖을
나가게 해선 안 돼!

 

모든 집을 샅샅이 뒤져서

 

성 안의 아기란 아기는
모두 데려와!

 

알겠습니다!

 

화근을 집에 데려오면
어떡해요

 

이제까지
먹은 게 없어서

 

젖이라도 먹여
대인께 보내려 했지

 

지금 갈게

 

잠깐만요

 

잡히면 어쩌려고요

 

애가 약 상자에서 울다
병사들한테 발각되면요?

 

직접 아이를
데려가라고 해요

 

정영이라는 의원이옵니다

 

급한 일로
공손 대인을 뵈러 왔습니다

 

대인께선 츨타하셔서
지금 안 계시네

 

꼭 드릴 게 있다고
전해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문 열어라!

 

갓 태어난 아기가
있느냐, 없느냐!

 

어서 문을 열지 못할까!

 

나야

 

아기는!

 

아기는?

 

당신이 가고
병사들이 왔었어요

 

내가 누군지
어떻게 알았겠어요

 

애를 데리러
온 건지 몰랐어요

 

조가의 아이는
내려놓기만 하면 울어대서...

 

그래서 병사들한테
넘겨줬단 말이야?

 

이해해줘요
나도 어쩔 수 없었어요

 

아이를 데리러 온
사람들인데

 

이 아이 말고
다른 아이 가져가라 해요?

 

모르겠어?

 

조가의 아이는

 

우리 아이를 대신해
간 거나 마찬가지야

 

그럼 우리 집 아이는
또 누가 되겠어?

 

성 안의 모든 아기들을
데리고 가면

 

남은 아이는
조가의 아이야

 

그 아이가 우리 아이를
대신한 게 아니라

 

그 반대가 된 거라고

 

큰일 났군요

 

정영, 집에 있나!

 

어서 아이를 숨겨

 

이 사람인가?

 

그렇습니다

 

- 자네가 정영인가?
- 네

 

난 자네를 모르는데

 

장희 부인께서
대인을 찾아가라 하셨습니다

 

아이가 태어날 때
자네가 있었다?

 


제가 아이를 받았습니다

 

사내인가, 계집인가?

 

사내입니다

 

아이는?
내가 성 밖으로 데려가겠네

 

성문은 이미
폐쇄됐습니다

 

방금 거기서 오는 길일세

 

난 중대부로
왕명을 받들지

 

성문을 드나드는데
문제가 없네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누구예요?

 

공손 대인이
아이를 데리러 오셨어

 

- 제가 말할게요
- 뭘!

 

- 사실을 말해야죠
- 이 여편네!

 

가서 말하면
대인이 믿을 것 같아?

 

집에 두 명의
아기가 있는데

 

공교롭게도 보낸 아기가
조가의 핏줄이라고 하면

 

믿을 것 같냐고!

 

두 집안의 친분은
남달라

 

말이라도 잘못하는 날엔
우린 끝장이야

 

그럼 어떡해요

 

우리 아들을 공손 대인한테
주자고요?

 

성만 나가면 무사하니
우선은 대인께 주자고

 

그럼 나중에는요?

 

목숨부터 부지하고 나서
다시 얘기해

 

나도 따라갈래요

 

수면을 돕는
약이 좀 있어

 

독이 있어서
조금만 먹여야 해

 

울 때 먹이면
괜찮을 거야

 

해독약도 챙겨줄 테니
가져가고

 

애가 안 깨어날 때
먹이도록 해

 

부득이한 경우만
먹여야 해

 

밤에는 쌀쌀하니
당신도 옷 좀 두둑이 입고

 

당신은요?

 

난 여기에 남을게

 

당신이랑 아이가
무사하면

 

조가의 아이도
구해와야지

 

그리고

 

우리 아이에게
이름이 생겼어

 

부인이 지어주셨지

 

정발

 

앞날이 창창하라는 뜻이래

 

앞으로는
정발이라고 불러

 

그럼 어서 준비해

 

하늘은 조씨 가문을
버리지 않으셨군

 

어르신, 아이와 제 여편네를
잘 거둬주십시오

 

난 예에 얽매이는
사람은 아니나

 

오늘은 그 통례를
깨야겠군

 

정영

 

조씨 가문의
절을 받게나

 

아무도 없느냐!

 

어르신, 전 집에
돌아가겠습니다

 

내 거처에 아이를 놓고
가도록 하거라

 

오셨습니까?

 

내리게

 

어르신, 제가 어르신을
속였습니다

 

이 아이는
제 아이입니다

 

조씨 가문의 아이는
병사들에게 넘겼어요

 

아이에게
물이라도 좀 주세요

 

제발 부탁입니다

 

나였더라도

 

내 아이를 건네주지는
않았을 걸세

 

허나 성 안의 모든 아기가
도안고의 손에 있네

 

그리고 이 아이는

 

놈이 찾고자 안달이 난
아이가 돼버렸지

 

당장 가서
사실을 말할게요

 

그렇다고 자네 아이를
살려줄 것 같은가

 

도안고는
만일을 위해서라도

 

둘을 모두
죽이고 말 걸세

 

그럼 집에다가
애를 숨겨놓죠

 

갓 태어난 아기를
숨겨놓는다고?

 

소리를 내어
울기라도 하는 날엔

 

약이 있어요

 

약을 좀 먹이면
안 울 거예요

 

자네 모자는
벽장 속에 숨어있게

 

모두 일어나라

 

어떤 놈이 조씨 가문의
아이를 훔쳐 달아나

 

이렇게 모두를
힘들게 만들었구나

 

허나 안심하게

 

자네들의 아이들은
아주 잘 지내고 있다

 

그럼 다 함께 빌어보세

 

조씨 가문의
아이를 훔친 놈이

 

인시 전까지 이곳에
나타나길 말일세

 

안 나타나면요?

 

천하에 그런 놈도 있나?

 

한 아이를 위해
백 명의 아이를 희생시켜?

 

걱정 말게, 인시 전에
꼭 놈을 찾고 말 테니

 

감사합니다, 대인!

 

광장에서
부모들을 호명할 때

 

모든 아이의
부모들이 왔었죠

 

한 아이의 부모만 빼고요

 

누군가?

 

정영이라는 의원 집에서
데리고 온 아이입니다

 

대인께서 돌아오실 때

 

그자도 광장에 도착했습죠

 

의원이라고?

 

아기의 엄마는 왔나?

 

안 되겠어요
남편한테 말해야겠어요

 

성을 못 빠져나갔다고요

 

남편은 인시가 되면
아이를 구하기 위해

 

분명 말할 거예요

 

아이는 대인에 의해
성 밖으로 나갔다고요

 

하지만 못 나갔잖아요

 

그걸 얘기하면 아이의
목숨은 부지하겠지

 

허나 자네 부부는
눈앞에서

 

백여 명의 아이들이
죽는 걸 봐야 할 걸세

 

그러면 마음 편히
살 수 있겠나?

 

놈들이 분명 올 거예요

 

어떤 어미가 갓 태어난 자식을
버려둔단 말인가

 

뭐가 마음에 걸려서

 

안 그러냐?

 

그럼 그 아이는
그들의 자식이 아닌 거죠

 

그 의원의 이름이
뭐라 했지?

 

정영이옵니다

 

여기 숨어있도록 하게

 

밖의 일은
내가 알아서 하지

 

도안고에게 조가의 아이는

 

이미 성 밖으로
빼돌렸다고 하겠네

 

하늘은 진정 조씨 가문을
버리지 않으시는군

 

저 두 모자만
힘들게 됐어

 

어르신도 마찬가지십니다

 

집안의 하인들은
모두 내보냈느냐

 

인시가 되었구나

 

우리가 기다리던 놈은
오지 않았다

 

- 정영이라는 자가 있느냐?
- 있습니다

 

이 아이가
자네 아이인가?

 

맞습니다

 

따라오너라

 

이 아이는
자네 아이가 아닐세

 

제 아이가 맞습니다

 

머리에 모반도 있사옵니다

 

저 아이가
자네의 아이가 맞다면

 

다른 부모들이
일찍 도착했을 때

 

왜 자네만 안 왔을까?

 

뭐가 마음에 걸려서

 

이 아이가 조씨 가문의
아이지?

 

아닙니다
정말 제 아들입니다

 

믿지

 

하지만 인시가 됐으니

 

백여 명의 아이들이
죽게 생겼네

 

내가 조씨 가문의 아이를
찾았다면 몰라도...

 

이실직고하겠습니다

 

제가 조씨 가문의
아이를 데려갔습니다

 

제가 장희 부인의
아이를 받았습니다

 

그럼 또 이야기가
틀어지는데

 

기왕 아이를 낳았으면

 

왜 직접 아이를 데리고
도망치지 않았지?

 

아이를 자네 같은 사람한테
줄 리가 있냔 말일세

 

부인께서는 아이를 위해
자결하시고

 

소인이 그 틈을 타
아이를 데리고 나왔습니다

 

그럼 아이를
누구한테 넘겼느냐?

 

소인,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그럼 어쩔 수 없지

 

문밖의 부모들에게
말하는 수밖에

 

백여 명의 아이를 죽인
흉수를 찾았다고...

 

조씨 가문의 아이는
공손 대인께 넘겼습니다

 

너희들의 아이는
모두 살았다

 

대인께서 내리신다

 

조가의 아이는
분명 이 방안에 있어

 

누가 조가의 아이를
숨겼나 궁금했지

 

일찍이 나라는 걸
알았을 텐데

 

허나 아이는
이미 멀리 보내고 없네

 

조씨 가문의 아이를
놓아주게나

 

그게 자네도
평안해지는 길일세

 

조가의 아이는
분명 이 방안에 있네

 

장희 부인께서
제게 아이를 주실 때

 

아이가 자라면

 

자신의 부모가 누구인지

 

원수가 누구인지
모르게 하고

 

평범한 백성으로
살게 하라 하셨습니다

 

아이를 한 번만
보여주게

 

그럼 말한 대로 하지

 

말하지 않았나

 

아이는 이미
먼 곳으로 보냈다고

 

그럼 결례를 범하는 수밖에

 

소리가 클수록 좋다

 

도안 대인!

 

도안 대인!
도안 대인!

 

아이를 데려갈 생각은
꿈에도 말게나

 

도안 대인!
도안 대인!

 

장희 부인이 자네를
제대로 봤어

 

조가를 볼 낯이 생겼군

 

아이를 내놓아라

 

제발 이 아이를
놓아주십시오

 

다 저로 인한 것이니
제가 죗값을 받겠습니다

 

아이를 죽일 생각 없네

 

그냥 얼굴이나
한 번 보여주게

 

그럴 수 없어요

 

넌 누구냐?

 

제 여편네이옵니다

 

그럼 왜 상관도 없는
아이를 안고 있느냐?

 

가여워 그렇습니다

 

내놓지 않으면
아이는 죽게 될 걸세

 

이리 내

 

어서

 

도안 대인

 

보시고 돌려주신다고
약조해 주십시오

 

다음

 

정영!
아이를 데려가라

 

도안고,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날 무서워할까?

 

아주 쉽습니다

 

조정 모든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시면 됩니다

 

그 많은 사람들을 다?

 

기억하셔야 합니다

 

모든 사람은 폐하의 적이
될 수 있습니다

 

자네도 적이 있나?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그럴 수 있지?

 

내일 조회 때
뭘 하셔야죠?

 

- 도안고!
- 네!

 

'인의예지신'에서
'인'은 뭘 뜻하지?

 

고귀한 인품을
뜻하옵니다

 

아주 좋은 사람이
되는 거죠

 

정말 안됐어

 

보지 마
어서 가자

 

거기 서게

 

돌아가세요

 

궁 안 대신들의
혈투 속에서

 

자네 같은 일개 백성이
무슨 연유로

 

조씨 가문의 아이를
구하려 한 건가?

 

장군도 도왔잖습니까

 

아이가 일찍 죽을 걸
알았으면...

 

그때 자네를 놓아준 게
후회스럽네

 

성 밖을 못 나갈 줄
일찍 알았으면

 

도안고를 데리고
공손 대인 댁에 안 갔겠죠

 

듣자하니

 

장희 부인의 아기를
보호하려다 죽은 여인이...

 

자네의 아내였다는데

 

약을 지어드리죠

 

자네 아이도
참 안됐어

 

태어나자마자
어미를 잃었으니

 

약이나 지어
어서 가십시오

 

독약을 지어주게

 

도안고를 죽이는 건
쉽지 않을 겁니다

 

놈을 죽느니만 못하게
만들어야죠

 

그에게 독약을
탈 생각인가?

 

전 병을 치료하지
해치진 않습니다

 

만지지 마세요
곧 나을 겁니다

 

사는 게 죽느니만
못하게 만든다...

 

이 아이가 누군지
자세히 보십시오

 

다시 오실 땐
뒷문을 이용하시고

 

요령을 흔드세요

 

이보게

 

내 절을 받게나

 

자네 아이를 위한 걸세

 

그럼 죽은 아이는 누군가?

 

제 아이입니다

 

이것도 다 팔자겠죠

 

다 팔자 아니겠나

 

이 아이를 잘 키워서

 

제 아이의 복수를
하게 만들 겁니다

 

어느 세월에

 

상관없습니다

 

이 아이가 크면

 

도안고 앞에 데려가

 

이 아이가 누구인지
내가 누구인지 말할 겁니다

 

정영, 그 아들 정발

 

도안 대인의 문객이
되기를 청하오니

 

거두어 주시옵소서

 

정영과 정발은 영원히
대인을 따르겠습니다

 

말해보게
자네가 날 도왔다고?

 

전 대인을 도와
한 아이를 죽였고

 

또 수백 명의 아이를
살렸습죠

 

그럼 내가 자네한테
빚을 진 게로군

 

그렇습니다

 

자네 역시 자네 아이를
살리지 않았나

 

이리 온

 

어서

 

뭐라고 불러야죠?

 

의부님은 어떠세요?

 

불러보렴

 

목숨을 내놓아라!

 

다 됐어요

 

부, 자

 

잘했다

 

발아

 

네게 줄 선물이 있단다

 

갑옷과 검이다

 

이보게, 한번 입혀보게나

 

이 두 가지 없이는
대장부라 할 수 없지

 

우리 아버지는 없는데요

 

네가 있으면
아비한테도 있는 거란다

 

네가 직접 찾아보거라

 

감사합니다, 의부님

 

명심하거라

 

검은 너의 가장 좋은
친구라는 걸

 

명심할게요

 

- 뛰어내리거라
- 안됩니다

 

발아
뛰어내리면 안 된다

 

괜찮아
내가 받으마

 

발아!

 

나빠요, 나빠

 

발아, 명심하렴

 

내 말을 명심해야 한다

 

누구든 믿어서는 안 돼

 

발아, 이제 그만 가자꾸나

 

내 검!

 

발아, 뛰어내려라

 

이 아비가 받으마

 

아비도 어렸을 적에
서당에 다니질 못했지

 

글을 배우고 싶으면
아비가 가르쳐 주마

 

그때는 돈이 없었지만
지금은 있는데도

 

왜 안 보내주는 거예요?

 

알았다!
날 감시하려는 거죠?

 

말도 안 되는 소리!

 

한 잔 따라보거라

 

그렇게 술을 드시면
약 효과가 없습니다

 

술을 끊으시면
약도 안 드셔도 되고

 

병도 낫습죠

 

잔소리는

 

술 먹는 건
내 알아서 할 테니

 

자넨 약이나 잘 짓게

 

술 드시고
한 시진 뒤에 드세요

 

드실 때는 다시
데워서 드시고요

 

이렇게 끈질기게
약을 먹이는 건

 

자네밖에 없을 걸세

 

사람을 살리는 약도
있는 걸요

 

- 쓸데없는 소리!
- 아버지야말로!

 

의부님!
아버지가 서당에 안 보내줘요

 

그럼 벌주를
한 잔 마셔야지

 

전 술을 못합니다

 

거짓말! 엄청 잘 마셔요!
취하지도 않아요!

 

마시라면 마시죠

 

의부한테 귓속말로
뭐라고 한 게냐?

 

내일이면 알게 돼요

 

술 마셨나?

 

마셨습죠

 

자네, 도안의 문객이 되니

 

살만한가 보군

 

도안고가 자네 약을 먹고
건강이 좋아졌다던데

 

정말 그런가?

 

맞습니다

 

놈이 자네 약을 먹는데
왜 죽이지 않나?

 

죽이면 복수가 끝나는데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아이가 크면
도안고 앞에 데려가

 

이 아이가 누군지
내가 누군지 말할 거라고

 

두 사람을
죽고 못살게 해놓고

 

조가 아이한테

 

단칼에 도안고를
베게 만들어야죠

 

그거야말로
복수 아니겠습니까?

 

꿈도 야무지군

 

어느 세월에

 

놈을 죽일 수 있는
그날까지요

 

그날까지 아이가 무사하리라
어찌 확신하지?

 

또 도안고를 죽일 거라
어찌 장담하는가?

 

죽고 못살게 만든다면서

 

그건 아이에게
불공평하네

 

그렇지 않습니다

 

그럼 나는?

 

8년일세
나에 대해선 공평한가?

 

아이를 보여주게

 

흉터를 보고 놀라서

 

나중에 도안고한테
말하면요

 

아이가 도안고에게
낯선이가 올 때마다

 

자신을 가둔다고
말하는 건 안 두려운가?

 

서로 약속을 했습죠

 

하여 장군이 온 다음 날은
꼭 맛있는 걸 사 먹이죠

 

지금은 괜찮겠지만

 

머리가 더 크면

 

국수 한 그릇으론
말을 안 들을 걸세

 

왜 저 아저씨만 왔다가면
기분이 안 좋아요?

 

의부님한테 말해서
잡아가라고 할 거예요

 

정발이는?

 

무슨 일이 생겼습니까?

 

여기 있습니다

 

발아!

 

가요

 

의부님!

 

정발아!

 

어제 내게
한 말을 해보렴

 

안 말할래요
말하면 날 때릴 걸요

 

안 때릴게
말해봐

 

아버지 없이 하루만 지냈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난 또 뭐라고

 

그 일로 병사까지
대동하실 건 없는데

 

들었나, 정영

 

8년간 아이를 돌보느라
고생이 많았네

 

오늘만큼은 푹 쉬게나

 

오늘 이 의부가
서당에 데리고 가마

 

- 좋아요
- 저도 가겠습니다

 

내 병사들이
무섭지 않은가?

 

그럼 옷이라도
갈아입히지요

 

이젠 국수론
안 된다 이거지?

 

그럼 서당 가는 건
허락하마

 

그러면 됐느냐?

 

아무 말도 안 할게요

 

- 약속했다
- 네

 

좋아

 

어르신이 아이를 데리고
온 건 못 봤는데

 

직접 들어가 보시죠

 

서당을 왜 이곳에
지었답니까?

 

장희 부인의 죽은 아이를
위한 거랍니다

 

누구의 생각입니까?

 

도안 대인이지
누구겠습니까

 

부인, 사방이 병사들입니다

 

도안 대인은
오지 않으셨습니다

 

아드님도요

 

발아!

 

이보게

 

내 아이를 받아주게나

 

아버지가 내가 서당에
없는 걸 알면 어쩌죠?

 

정신없이 찾아다니겠지

 

발아!
어디 있느냐!

 

내일도 올래요

 

그러렴

 

내일 아침 일찍 오너라

 

기다리고 있으마

 

의부님도 적이 있어요?

 

내 적은 말이다

 

네가 태어나던 해에
모두 죽여버렸지

 

네 아비가 왜 너를
애지중지하는지 아느냐?

 

그때 너도 하마터면
나한테 죽을 뻔했거든

 

우리 아버지도
적이 있어요?

 

사람마다
다 적이 있느니라

 

그럼 어떡해야
적이 없어요?

 

누구나 그리할 수 있다면
적이 적이겠느냐

 

이미 천하무적일 테니

 

허나 어려운 일이지

 

네 의부도
그걸 못 이뤘고

 

자, 의부가 가르쳐주마

 

어떻게 적을 무찌르는지

 

오늘 서당에서 뭘 배웠는지
얘기해 보렴

 

어떡해야 천하무적이 되는지
배웠어요

 

의부를 적으로
삼지 마세요

 

의부는 아버지의 적이
아니에요

 

어디서 헛소릴!

 

넌 서당에 안 갔어!

 

이 아비를
속이기나 하고!

 

다시 묻지

 

하루종일
네 의부랑 있었던 게냐!

 

맞아요!

 

무슨 말을 했냐

 

아무 말도 안 하기로
약속했잖아요

 

거짓말!

 

그럼 어째서 적이라는 말이
나온 게야

 

정말 귀찮아!

 

다신 내 눈밖에
사라질 생각 말 거라

 

서당도 오늘부로 끝이다!

 

이 아비 없이 하루를
지내는 게 소원이랬지?

 

그렇게 해주지

 

못 알아냈습니다

 

머리가 크니
말을 안 듣네요

 

이젠 거짓말까지
하더군요

 

거짓말을 한다면

 

이미 우리 관계를
말하지 않았을까

 

무슨 방법을
생각해서라도

 

사실을 알아내야 하네

 

앞으로도 입단속
시켜야 하고

 

쉽게 겁먹을
녀석이 아니에요

 

진짜처럼 하면 말했는지
안 했는지 알겠지

 

그래야 앞으로도
감히 말 못할 테고

 

제 아들놈입니다

 

알아, 당신!
의부님의 적이잖아!

 

어디서 헛소리야!

 

벌써 놈에게 말했군
그렇지?

 

내일 말할 거야

 

놈에게 헛소릴 지껄이면
죽여버리겠다!

 

애를 건드렸다간
가만 안 있겠소

 

발아, 어서 도망가거라

 

놈에게 말하는 날엔

 

네 아비를 죽이고
너도 죽여버리겠어!

 

어서 도망가래도!

 

도망을 가라니!

 

도망가면 우린 어쩌고

 

이게 자네가
가르치는 방식이군

 

어찌 사람을 무느냐?

 

아버지

 

서당에 갈 거예요!

 

꿈도 꾸지 말거라

 

그럼 어제 그 아저씨 일
말할 거예요

 

넌 오늘
여기서 못 나가

 

이리 오지 못해!

 

거기 서!

 

서라니까!

 

어서!

 

의부님!
의부님!

 

드릴 말씀이 있어요

 

이 아비랑
서당에 가자

 

의부님이랑 갈래요

 

이거 놔요!

 

정영!

 

의부님, 도와주세요!

 

이거 놔!
놓으란 말이야!

 

어서 내려놓게!

 

이거 놔

 

내 말이 안 들리나!
거기 서!

 

아들을 죽일 셈인가?
아니면 날 죽일 셈인가?

 

왜 내가 정발이를 데리고
서당에 가면 안 되지?

 

이게 검까지 들일이야?

 

단순히 잠시
이성을 잃은 게 아냐

 

분명 뭔가가 있어!

 

말해보게

 

무슨 이유로

 

아이를 한시도
떼어놓지 못하는 건가

 

넌 뭐 아는 게 있느냐?

 

어미 없이 자라서
그렇습니다

 

아니야
그런 게 아니야

 

알겠네

 

- 자넨 날 증오해
- 맞습니다

 

발아, 네 어미는 의부의
병사한테 죽임을 당했다!

 

그 얘기는 안 하기로
약조하지 않았나!

 

어르신께서 물으시니
대답했을 뿐입니다

 

발아

 

네 아비가 날 미워해도
넌 그러면 안 된다

 

이제 의부님 아들
안 할래요

 

의부한테 무예를
배우지 않으면

 

나중에 그를
이길 수가 없어

 

아버지, 앞으로는
저 혼자 다닐게요

 

아저씨랑 아버지 얘기는
절대 안 할게요

 

목소리를 낮춰라

 

어서 먹거라
서당 가야지

 

난 안 갈 테니
잘 다녀오너라

 

절대 못 보내!

 

전쟁터에 보내려고
15년이나 키운 줄 알아?

 

아버지!
간섭 안 하신다면서요

 

승리해서 돌아오면

 

아무도 아버지를
무시 못해요

 

뭘 믿고 승리해서
돌아온다는 게냐

 

의부께서 가르쳐주신
무예잖아요

 

넌 그저
네 의부만 아는구나!

 

정말 화가 납니다

 

또인가?

 

고집을 피우네요

 

만일 전장에서
죽기라도 하면

 

이제까지 키운 건
도로아미타불이라고요

 

정영
이기적으로 굴지 말게

 

자네의 사사로운 정 때문에

 

발이가 진정 사내 될 기회를
뺏으면 안 되지

 

그거야말로 정발을
위한 길일세

 

자리를 피해주게나

 

발이와 할 말이 있어

 

아버지, 어디 가세요?

 

집!

 

갑옷으로 갈아입거라

 

자네가 아버지니
당연히 자네가 말해야지

 

뭐라고요

 

사실 네 아버지는 조삭이고
어머니는 장희라고요?

 

그 말을
잘도 믿겠습니다

 

그럼 내가 말하지

 

- 이 흉터부터 시작해서...
- 말도 안 돼요

 

장군을 싫어하는데
더 안 믿죠

 

그럼 피해있을 테니
자네가 말하게

 

함께 자리하세요

 

장군이 아니었으면
정발이는 죽었습니다

 

장군이 은인이라고
말하겠습니다

 

자네 아내를 위해!

 

아내를 위해!

 

자네 아들을 위해!

 

공손 대인을 위해!

 

의부님!

 

늠름하죠?

 

다시 걸어와 보거라

 

제가 혼을 쏙 빼놨죠?

 

널 보니 한 사람이
떠오르는구나

 

아버지는 아니겠죠?

 

네 아비다

 

에이, 가서 아버지를
달래드려야겠어요

 

가보거라

 

그 약 상자부터
얘기해야겠어요

 

앞부분이야
그렇다 쳐도

 

발이가 자기 대신
죽은 아이가 누구냐고 하면

 

뭐라고 말할 건가?

 

제 아들이라 해야죠

 

그걸 믿을까?

 

자네가 그런 사람으로
보이겠나

 

발이에게 믿음을 주려면
죽은 아이는

 

주워온 아이라고 말하게

 

훔쳐온 아이거나

 

그럼 내 아들 죽음이
헛되잖습니까

 

그 아이를 대신해 죽은 건
제 아들입니다

 

그 아이가 바로
조삭의 아들일세

 

자넨 15년 전에

 

공손의 집에서 벽장 속에
숨어있던 아이와 여인이

 

친모자 같다는
생각이 안 드는가?

 

어르신의 말씀대로라면

 

죽은 아이가
정영의 아이란 말씀이십니까?

 

정영이 조씨 가문의
아이를 위해

 

자신의 처자식을
희생한다는 게

 

가능한 일입니까?

 

불가능해 보이나?

 

정의감에 불타오르면
무슨 짓인들 못 하겠나

 

아비가 할 말이 있다

 

그럼 왜 출정을 막는지
알게 될 게야

 

말씀하세요

 

네 성은 '조'다

 

'정'이 아니라

 

네 아버진 진국의 영웅
조삭이란다

 

네 어머니는 왕의 누이인
장희 부인이고

 

네가 태어나던 날

 

네 원수는 역모를 일으켜
네 가문을 몰살시켰다

 

그럼 조씨 가문의
원수는 누구죠?

 

도안고

 

놈은 네 가문을 멸하고도
거기서 멈추지 않고

 

아예 씨를 말리려 했지

 

네가 조씨 가문의
마지막 핏줄이었으니까

 

널 구하기 위해

 

정영이 다른 아이의 목숨으로
널 살려낸 거란다

 

그야말로 네 은인이지

 

그 아이가 누구죠?

 

태어나자마자
죽어야 했던 아이지

 

- 주워온 아이었어
- 아니

 

- 네 아비의 아들이었다
- 헛소리

 

자신의 아이로
널 구해낸 거야

 

아저씨가 의부의
원수라는 건 알죠

 

하지만 내 원수는 아니에요

 

그러니 날
꼬실 생각 말아요

 

난 의부님을
죽일 생각이 없으니까

 

아버지

 

아버지가 무슨 말을 해도
전 나가 싸울 거예요

 

발아

 

이 약 가지고 가거라
목숨을 구해줄게다

 

우리 집에 마지막 남은
약이야

 

필요 없어요

 

반드시 이기고
올 테니까요

 

- 발아
- 네?

 

못 이기겠으면
도망쳐

 

15년 고생이
헛것이 됐군

 

장군 말이
맞았습니다

 

이 일을
누가 믿겠습니까

 

내가 있잖는가

 

독을 가지고 오게

 

아무리 생각해도
안심이 안 된다

 

내가 함께 가마

 

절 애 취급하시는군요

 

죽여라!

 

날 따르라!

 

놈을 잡아 죽여라!

 

놈을 죽여라!

 

거기 서!

 

의부님!

 

살려주세요!

 

의부님!

 

의부님!
우리가 이겼어요!

 

승리를 축하한다

 

가자

 

정발이가 이겼소

 

아버지!

 

약이요!

 

의부님이 부상당하셨어요

 

이겼느냐?

 

약 내놔요!

 

발아, 함께 떠나자

 

떠나서 평범한 백성으로
사는 거야

 

약이요!
의부님이 위독하다니까요!

 

약 상자 내려놓거라

 

- 내놔요!
- 이리 내!

 

- 이리 주세요!
- 내놓지 못해!

 

- 놈을 구하겠다고!
- 놔요!

 

이젠 모든 걸
끝내야 해

 

안 주면 의부님과
함께 죽겠어요!

 

따뜻한 물에 풀어주세요

 

의부님, 조금만 참으세요

 

약을 가져왔어요

 

찾았다고...

 

발아

 

정발아!

 

깨셨어요?

 

소리 지르시는 걸 보니
딱 알겠어요

 

이제 다 나으셨죠?

 

네 아비 약 덕이다

 

며칠 자고 일어나니
모든 게 명확해졌어

 

네 일 말이다

 

네가 정영의
친아들이 아니란 것

 

그럼요?

 

조삭의 아들이지

 

네 아비가 자신의 아들로
널 살려낸 거야

 

아비를 불러오너라

 

감사 인사라도
해야겠다

 

지난번 한궐 아저씨가
했던 얘기요

 

아들이 있었다는 걸
증명할 수 있어요?

 

쉽지

 

여기가 바로
내 아들의 방이다

 

그럼 난 누구예요?

 

조씨 고아라 했잖느냐

 

도안고가 죽인 건
바로 내 아들이고!

 

그럼 왜 나한테
약을 줬어요?

 

당신은 실패자예요

 

한평생이요!

 

아비에게 무슨 말버릇이야!

 

내 아버지가 아니잖아요!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

 

넌 내 아들이야!

 

정영, 그 아들 정발은

 

도안 대인의 문객이
되길 청하오니

 

거두어 주시옵소서

 

정영과 정발은 영원히
대인을 따를 것입니다

 

아버지, 제가 누군지
말씀해 주세요

 

괜한 목숨 걸지 말게나
소용없네

 

두 사람을 놓아주겠네

 

떠나기 전에
몇 가지만 묻지

 

이 화살은
누가 쏜 것인가?

 

한궐 장군

 

지난 15년간 당신을
어떻게 죽일지 상의했지

 

그가 우리를 살려보냈소

 

그때 녀석을
잘못 벤 게 아니었군

 

허면 한궐이
왜 그랬지?

 

장희 부인이 죽어가며

 

아이만은 살려달라
애원했소

 

양심 때문이었군

 

나라도 아마
그렇게 했을 거야

 

한궐은 그렇다 치고

 

자넨 내 약에 독을 타서
죽일 수도 있었을 텐데

 

15년이나
기다릴 필요가 있었나

 

맹세했었소

 

아이가 자라면...

 

도안고 앞에 데려가

 

이 아이가 누구인지

 

내가 누구인지
말해 줄 거요

 

이제야 알겠군

 

자넨 내가
죽길 바란 게 아니야

 

날 천하의 웃음거리로
만들려고 한 거야

 

- 사는 게 죽느니만 못한...
- 틀렸소!

 

당신을 살려준 건
발이가 보답을 원해서였소

 

정영

 

15년 전, 그 당시

 

자네와 자네 처는
사실을 말할 기회가 있었네

 

공손이
무슨 방법을 썼길래

 

자네가 그렇게
독한 맘을 먹은 겐가?

 

자신의 아이로 녀석을
대신할 정도로 말일세

 

아들의 죽음으로

 

그 아이를 조씨 가문의
아이로 믿게 했지

 

믿지 않았네

 

자네가 직접 아이를
건낼 때 비로소 믿었지

 

이 아이가
조씨 가문의 아이란 걸

 

당신은 날 속였어

 

자네가 날 속였지

 

자신의 아들 목숨을
팔아먹는 아비라...

 

참으로 무섭군

 

내 아들은 어떻게 해도
살길이 없었소

 

다른 아이들까지
죽게 할 순 없었소

 

자신이 수많은 목숨을
구했다는 걸 알면

 

이 아비를 그리
원망하진 않을 거요

 

이보게

 

자네가 무슨 권리로
아들의 생사를 정하지?

 

무슨 권리로 저 아이에게
자네의 복수를 시키냔 말일세

 

저 아이가
날 죽일 수 있을까?

 

손을 쓸 수
있을 것 같은가?

 

자네가 아이를 데리고
이곳에 온 날

 

자넨 이미 진 걸세

 

내 질문은 끝났으니
그만 가보게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아직 아버지 아들의
복수를 못했다고요

 

어서 검을 꺼내요!

 

검을 주워라!

 

이미 두 차례나 봐줬다

 

조심하거라

 

발아, 우린 놈을
이길 수가 없어!

 

네게 선물했던
검과 갑옷을

 

돌려받아야겠구나

 

당신 건
아무것도 필요 없어

 

목숨을 내놓아라

 

아버지의 복수를 받아라!

 

좋다!

 

당신이 죽여야 할 사람은
나요

 

그럼 아닐 줄 알았나?

 

허나 아직 차례가
되지 않았네

 

아직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맛보지 못했잖나

 

비키게

 

우리 아들 얼굴 좀
자세히 보자

 

발아

 

앞으론 절대
울지 말거라

 

Origin by  Michael Archangel